산후 우울증 Postpartum depression
임신을 하고 10개월의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와 닮은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도, 내가 돌봐야 하는 아기가 생겼다는 것도 엄마가 된 여성에겐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며, 기적 같은 행복감과 놀라움이 아기 주변에 머물게 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출산 후 4주 사이에 심해지는 우울감은 힘든 출산 후에 육아와 마주하게 되는 엄마의 마음은 답답하고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주변의 많은 축하와 부러움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산후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출산 직후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출산의 고통으로 누구나 가벼운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이전에 산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는 임산부의 30~50%는 다음 임신 시에도 다시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며,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의 갑작스러운 호르몬 변화와 출산 및 육아 스트레스, 어머니 역할에 대한 중압감, 고부 갈등, 부부 갈등 등의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산모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안하거나 눈물이 나고, 식욕이 없으며, 죄책감을 경험하고,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무엇보다도 아이를 낳은 후 몸의 변화는 낯설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엄마가 되었다는 변화에 적응하기도 전에, 산후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는 조그마한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젖먹이 아기 때문에 외출도 쉽지 않고, 집안일도 많아지며, 갑자기 달라진 생활 방식에 적응하는 것만도 쉽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아이만을 위해 지낼 것을 생각하니 답답하기도 하고 또 무섭기도 합니다. 아이를 낳을 때까지는 너무나 행복하고 아이에게 감사했는데, 어느새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이런 마음 자체가 엄마로서 옳지 않은 것 같아서 죄책감마저도 생깁니다.
산후 우울감은 병이 아니며, 초보 엄마 중 절반 이상은 출산 후 1~2주부터 수 일 동안 평소와 다른 기분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유 없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잠이 잘 오지 않기도 하며, 내가 엄마로서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고 겁이 나며, 작고 사소한 일에도 가족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며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이를 품고 있는 열 달 동안 산모의 몸은 평소와 다른 호르몬이 분비되고, 지방이 늘어나는 등 임신을 유지하기 위한 상태로 최적화되어 있다가, 출산이라는 단시간의 사건으로 아이는 엄마의 몸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면, 산모의 몸은 더 이상 임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호르몬의 변화는 정서적인 불안감이나 우울감, 분노, 변덕 등을 불러오게 되며, 이런 변화에 적응하는 데에 나타나는 반응이 바로 산후 우울감입니다. 그러므로 산후 우울감은 병이라기보다는 우리 몸의 변화에 따른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의 구체적인 원인
•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
• 산전, 산후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
• 아이양육으로 인한 피로, 수면장애, 충분치 못한 휴식, 스트레스, 생활상의 변화.
• 아이 양육에 대한 부담과 걱정, 신체상의 변화로 인한 불안감.
산후 우울증의 위험 요소로는 과거 우울증 및 기분장애의 병력,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 가족 내 정서적 지지 부족 등의 요인이 있는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임신 전 기분변화가 심했거나 불안증상을 경험한 경우.
•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 임신기간 동안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유발 상황의 경험이 있는 경우.
• 임신 전 심한 월경전기증후군을 경험한 경우.
• 배우자, 가족 혹은 친구들로부터 정서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
• 배우자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미혼모인 경우.
• 산모나 아기에게 분만 후유증이 있는 경우.
• 아기의 건강이나 기질 등의 문제로 육아에 어려움이 많은 경우.
•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나 미숙아로 출산한 경우.
• 산모의 성격적 성향이 불안정한 경우.
산후 우울증의 증상
• 계속적인 피로를 호소하고 무기력하며 모든 일에 관심이 없고 의욕을 상실함.
• 산후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며 기분변화가 심함.
• 매사에 쉽게 짜증을 냄.
•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잠만 자는 모습을 보임.
• 기억, 집중력 및 논리적인 사고의 어려움을 호소함.
• 주위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음을 불평함.
• 식욕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성욕을 상실함.
• 사소한 일에도 울적해하고 슬퍼하거나 눈물을 흘림.
• 원인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항상 초조한 모습을 보임.
• 기분변화로 인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기분이 나지 않음.
• 원인을 알 수 없이 어딘지 모르게 몸 상태가 좋지 않음.
산후 우울증 치료
산후 우울증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모의 노력과 주위의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의 불안 증세는 산후에 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시간이 가면 나아질 거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남편이나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등의 가족에게 협력을 구하는 것이 좋으며, 산모는 남편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끼므로, 남편은 아내를 사랑으로 감싸고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산후 우울증이 발현되는 시점이 수유 시기와 겹치므로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 치료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거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하여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 심리 상담 또는 정신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 셀프 체크
•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심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마음이 동요된다.
• 쉽게 울적해지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 모든 일에 관심이 없고, 사물에 대한 의욕이 없어진다.
• 즐거운 일을 권유받더라도 기분이 나지 않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 원인을 알 수 없이 어딘지 모르게 몸 상태가 좋지 않다.
• 사소한 일에도 울적하고 슬퍼지거나 눈물이 난다.
• 주변에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언제나 우울한 느낌이다.
• 쉽게 기분이 좋거나 나빠지며, 안정되지 않는다.
• 원인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항상 초조하다.
• 마음이 상하는 사소한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느낌이 들어 끙끙 앓는다.
9개 이상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의사나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산후 우울증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위한 간단한 취미 생활이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출산 후 급격한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해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능숙한 엄마는 없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 서툴고 어려움을 느낀 것일 뿐, 모성 본능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모유 수유에 지나치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난생 처음 하는 아기 돌보기가 어렵고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남편이나 친정 시댁의 가족들에게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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